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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 일일의 고백 ⏤ HAPPY NEW YEAR! ⏤

🙋🏻‍♀️Hi there/일간 다원 💬

by Do_Whatever 2020. 1. 2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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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월 일일을 맞아 숨겨운 마음을 고백했다. 그야말로 대규모 고백이었다. 2020 올해의 잘한 일 Best 를 새해 시작부터 만들어 버렸다. 헤헤
  이 고백의 시작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친구에게 연하장을 받았다. 학 한마리가 떠오르고 '근하신년'과 같은 어른들의 단어인 것만 같던 단어가 쓰여진 연하장이었다. ⏤본가에 어릴 때부터 모아둔 편지박스가 있다. 집에 가면 찾아봐야지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는 너무 어색했지만 새해 인사를 이렇게 정식으로(?) 받아 본 것이 새롭고 좋았다. 나도 언젠가는 '꼭 이 친구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새해인사를 해야지' 다짐했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나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연하장을 보냈다. ⏤덕분에 십이간지 노래를 부르지 않아도 2019년이 돼지해였다는 것을 바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 왜냐하면 2019년 맞이하면서 쓴 카드들에 귀여운 돼지 그림이 가득했었으니까. 하하⏤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한 자 한 자 작년의 수고를 격려하고 새해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내용이었다. 올 해는 회사 동료들에게까지 새해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단순 새해 인사는 아니었다. 분명 '고백'이었다. 내가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전한 건 '마음속에 숨긴 일이나 생각한 바를 사실대로 솔직하게 말'한 것이었다. 

 

내가 한 건 분명 '고백'이었다.

 

 

올해도 역시 카드를 주문했다. 여러가지 디자인이 섞인 카드들. 그리고 내가 '고백'할 사람들의 이름을 써내려갔다.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 오빠, 그리고 2019년 오빠의 결혼으로 새롭게 가족이 된 새언니💙, 친구들, 선배, 내가 정말 존경하는 교수님, 회사 선후배 동료, 내가 사랑하는 그 모든 한 명 한 명에게 내 고백을 써내려갔다.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단체 메신저가 아니라 오직 그 사람과 나의 공간에서 마주한 채로 전하는 마음은 정말 고백이었다. 어쩌면 누군가는 이불을 발로 뻥 찰 만큼이라 하겠지만 내 마음이 그런 걸 어떡하나. 오글거리고 부끄러워도 나의 고백인 것을. 

 

 

고백은 언제나 짜릿하다

 

 

  한 50장의 카드를 쓴 것 같다. 아니 50명에게 고백했다. 왜이리 전하고 싶은 말이 많은지.. 팔은 아팠지만 마음이 시큰하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고 정말 일방적인 고백이었지만 쓰면서 정말 행복했다. 가족, 교수님, 친구들에게는 우편으로 전하고 회사 선후배, 동료에게는 직접 전했다. 밤중에 따릉이를 끌고 근처에 무인 우편 발송기가 있는 건물에 들어가 우편을 부쳤다. 행여나 우편이 잘 도착하지 못하면 어쩌나 싶어 우편물을 들고 기계 앞에서 하나하나 사진을 찍어두기도 했다. 우편물이 잘 도착하지 못한다면 이렇게라도 내 마음을 전해야 할 것 같아서. 아무튼 카드를 고르고, 그 사람을 생각하며 카드 속지에 한 자 한 자 쓰고, 풀칠해서 카드에 속지를 붙이고, 봉투에 담고, 봉투를 닫는 스티커를 붙이고, 우편함에 가서 편지를 부치고, 또 동료들에게 언제줘야 하나 맘 졸이며 이 때다 싶어 일어나 한 분 씩 직접 전달하고.. 순간순간마다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시간들이었다.

 

 

깊은 밤에 쓴 편지를 내 손에서 떠나보낼 때, 얼마나 두근거리고 짜릿한지 그대는 아는가.

 

 

  아무튼 그렇게 편지를 보냈다. 내가 할 일은 끝났지만 이 '고백'은 이제 시작된 것이었다. 원래 고백은 뱉고난 후에 시작되는 것이지않나. 헤헤. 이제 내 손을 떠난 편지들이 잘 가고 있는지, 주소를 잘못 쓴 것은 없을지 두근. 그리고 깊은 밤에 말랑말랑한 마음으로 쓴 편지가 뜬금없는 소리로 들리진 않았을지, 내 마음이 내 마음만큼 전해졌을지 두근. 그야말로 두근두근이었다.
 

  그럼 내 고백은 성공했을까?

 

 

(☉ o ☉) ?????

 

 

 

 

두근두근

 

 

 

 

 

 

 

성공했다!

 

(☉ o ☉) !!!!!!!!!!!

 

 

  전화로, 카톡 메세지로, SNS에 그 순간의 감정을 전하고, 답장 편지를 보내는 등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내 고백에 응답해주었다. 

 

 

인스타그램의 순기능 : 행복한 순간을 기록할 수 있다지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했던 일인데 내가 고맙다는 사람들.. 답장으로 받은 감동의 메일, 편지, 카카오톡 메세지들은 정말 잊지 않을 거다. 모바일 메신저로 오고가는 수많은 메세지가 익숙한 세상에서 내가 모르는 사이에 우편함에 꽂힌 손편지의 힘이란. 정말 위대하다. 이 모든 시작은 한 친구가 보내준, 질풍노도 사춘기 중학생 시절에 받았던 어른느낌의 연하장이었다. 어쩌면 이 글을 보는 누군가도 '나도 한 번..?' 생각할지 모르겠다. 친구가 보내준 연하장이 10년이 더 지나서 슬며시 50장의 고백들로 존재를 드러낸 것처럼, 언젠가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 '고백'하는 순간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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