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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이걸로 뭐 해먹고 살지?" 질문하지 않기로 했다.

🙋🏻‍♀️Hi there/일간 다원 💬

by Do_Whatever 2019. 12. 8.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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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거 해서 뭐하지?"
"나 이걸로 나중에 뭐 해먹고 살지?"

  일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돈 벌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일하다가 좋은 일이 있고, 가끔은 좀 힘든 일이 있기 마련이다. 좋을 때는 좋은대로 "(잘 마무리돼서/성과가 잘 나와서 좋은데) 그래서 내가 이걸로 나중에 뭐 해먹고 살지?" 생각하게 된다. 힘들 때는 힘든대로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진짜 너무 힘든데) 그래서 내가 이걸로 나중에 뭐 해먹고 살지?" 생각하게 된다. 하하. 이 뿐이랴. 딱히 좋지도 않고, 딱히 힘들지도 않은 평온한 상태에서도 이어진다. 아무 생각없다가도 문득 생각한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자 시작해서 혼자 마무리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광고, 빅데이터, 마케팅을 다루는 IT 회사에서 서비스 기획/운영자로 근무하는데 절대 혼자 시작해서 혼자 끝낼 수 없는 직무다. 

  아마 많은 직장인들이 같은 생각을 할거다. 그렇지만 정말 '생각'하는 단계까지 가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나도 그래왔다. 으레 내뱉는 작은 한숨처럼 소극적인 질문에서 끝났을 것이다. 난 이제 결론지었다. 더이상 "이걸로 뭐 해먹고 살지?" 스스로에게 질문하지 않기로 했다.

  그 이유는 세가지다.

  첫번째, 해결할 수 있는 고민이 아니다. 일하다가 문득 "이걸로 뭐 해먹고 살지?"라고 생각하는 건 그냥 '삶이란 뭘까'와 같이 남녀노소, 직업, 환경 다 떼고도 평생하는 것 같다. 내가 다른 직업을 갖고 있고 다른 환경에 있었어도 똑같이 고민했었을 것이다. 특히 IT 회사에서 비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나의 경우엔 '내가 가진 아주 얕은 개발지식으로는 개발자나 협업하는 기획자, 디자이너가 없으면 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라는 생각에 연차만 잡아먹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허탈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런데 한 발 더 나아가니 다른 사람들도 똑같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최고수준의 개발자라고 해도 혼자서 모든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끝낼 수는 없지 않겠나. 그럼 그 개발자도 생각할거다. '내가 개발 실력 이 정도인데 난 혼자서 뭘 해먹고 살 수 있지?' 
  두번째, 좋은 질문이 아니다. 그 질문을, 그 고민을 대부분 진짜로 '생각'하지 않는다. 진짜로 '생각'한 사람이라면 아마 커리어에 대한 진지한 계획과 실행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물론 커리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계획하는 멋진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와 내 주변의 보통의 직장인들은 질문의 모습을 하고있는 푸념으로 끝내거나 커리어에 대한 계획까지 이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세번째, 다른 질문을 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다. 해결할 수 있는 고민이 아니고 좋은 질문이 아니니 다른 질문을 하는 것이 생산적이다.

  그래서 나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로 질문을 바꿨다.
  여기서 '세상'은 당장 사회정책이나 규율, 국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집, 동네, 나를 둘러싼 환경을 의미한다. 세상에서 바꾸려고 하는 걸 생각하다보면 그게 일이 되고 나를 둘러싼 세상이 조금씩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 확신한다. 그 것이 '일이 되는' 과정에서 내가 "이걸로 뭐 해먹고 살지?" 혹은 "나 이거 해서 뭐하지?" 라며 고민했던 것 중 '이거'가 내가 닿는 모든 곳에서 영향력을 드러낼 것이다. 
예컨대, 내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고민하다가 A라는 상품을 출시해서 판매하고 싶어졌다. 그럼 그 상품을 판매해야 할 텐데, −지금처럼 모바일 환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분명 모바일 앱을 만들거나 혹은 모바일 환경을 고려한 플랫폼과 연계해야 할 거다. 내가 당장 개발자도 아니고 웹디자이너도 아니지만, 지금 이 직무에서 직/간접적으로 배웠던 모든 IT 지식들이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고, 내가 겪은 모든 비즈니스 경험들이 '돌격!'을 외치며 나를 지탱하고 끌어올릴 것이다. 세상에. 여기까지 생각하니 모든 순간이 배울 거리로 넘쳐났다. 

  이미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서 비즈니스까지 실현한 사람이 있었다. 물론 스스로의 고민으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멋진 사람들은 이미 차고 넘친다. 덕분에 편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신문을 보다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함께 이야기해줄 만한 적절한 사람을 발견했다. 요가강사로 일을 하다가 요가복을 바꾸고 싶어서 직접 옷을 만들었다는 내 또래의 대표가 있었다.

요가복은 편안하지만 다소 민망함을 감수하고 입어야 하는 옷이었다. 레깅스는 크고 특이한 동작이 많은 요가를 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몸에 딱 붙는 특성 때문에 입은 후 ‘Y존’ 등 신체 부위가 드러날 수밖에 없었던 것. 일상에서 입으려 해도 긴 티셔츠로 하체를 가려야 했다. 요가복 브랜드 안다르(Andar)는 자체 상품으로 이러한 레깅스의 문제를 해결해 요가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은 중소기업이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창업자 신애련(28) 대표도 화제에 오르내렸다.

( 출처 : 불편하고 민망해 가려 입던 옷, 직접 바꿨더니 400억 대박 ‘예쁜 요가복 찾다가 창업’ 요가강사 출신 안다르 신애련 대표https://ccbblab.com/jobsn/item/435 )

이 분도 역시나 '세상'을 바꾼 사람 중 하나다. 나를 둘러싼 환경을 바꾼 멋진 사람. 요가복에 으레 있던 Y존 제봉선을 없앴는데 '나'도 바뀌고, 다른 사람들도 바뀌었다. 내가 불편했던 Y존을 없앴더니 다른 사람도 편한 요가복을 입고 편하게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하. 나의 세상을 바꾸면 남의 세상도 바뀌는 구나.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들의 세상을 바꿔가는 데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더이상 "이걸로 뭐 해먹고 살지?" 질문하지 않기로 했다.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 질문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거다, 꼭. 지금 내가하는 별 거 아닌 '이 것'들이 모여서 내 질문에 대한 기회를 밝혀줄 것이다.

이렇게, 기회가 하이라이트되어 나에게 다가오도록 열심히 질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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